회사를 나와서 1년 정도 지내면서 (이제서야) 알게 된 것들.
회사를 나와서 1년 정도 지내면서 (이제서야) 알게 된 것들.
(1) 돈을 벌려면 뭔가를 팔아야 한다.
회사에서 따박따박 월급이 들어올 때는 의식하지 못했는데, 돈을 벌고 싶으면 뭔가를 팔아야 되더라구요. 회사에서 일할 때는 제 시간을 회사에 팔았던 것이고, 밖에 나와서도 마찬가지로 제 시간을 회사에 팔거나(컨설팅) 아니면 제가 갖고 있는 걸 상품화해서 (강의) 개인에게 파는 것이었습니다.
(2) 회사 밖에 있는 사람은 열심히 팔아야 한다.
근로 계약은 비상시를 제외하면 종료될 일이 없습니다. 회사에 큰 위기가 없으면, 혹은 내가 일을 너무 못하지 않으면 그냥 연장됩니다. 회사에 저의 노동을 사 달라고 열심히 영업을 하지 않아도 매월 정해진 돈을 계속 벌 수 있었습니다.
그런데 회사 밖에 나오니 상황이 완전히 다르네요. 팔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돈이 벌리지 않습니다. 오랫동안 유지되는 계약 같은 건 없고, 매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영업을 해야 하고, 뭘 팔면 사람들이 구매할지 고민해야 합니다.
(3) 회사 소속으로 돈 버는 능력과 회사 밖에서 돈 버는 능력은 다르다.
회사 안에 있을 때는 이렇게 돈을 벌었던 것 같습니다.
- 돈은 회사가 벌어 옵니다. 그게 고객들에게 뭔가 팔아서 버는 돈이든,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이든, 어쨌든 돈은 회사가 벌어옵니다. (제가 영업직이 아니라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.)
- 회사 안에서 제 역할을 잘하기만 하면 회사는 저에게 매달 돈을 주고, 매년 그 금액을 올려줬습니다.
- 세상에 회사는 많고, 그중에 돈을 잘 버는 회사들도 아주 흔하지는 않지만 (투자를 잘 받는 회사를 포함하면) 꽤 많이 있습니다. '직원'으로서 돈을 잘 벌려면 그런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데, 그게 저한테는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습니다.
회사 밖에 나오니 이렇습니다.
- 사람들이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돈을 쓰고 싶어하는지 알아야 합니다.
- '내가 할 수 있는 것'과 '시장이 원하는 것'이 같아야 합니다.
- 그렇게 상품과 서비스를 구성해서, 열심히 팔아야 합니다. 그렇게 해야 비로소 돈이 벌리기 시작합니다.
회사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함께 일하는 곳이기 때문에, 저는 제 할 일만 잘하면 됐습니다.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잘 찾는 사람, 그런 상품을 잘 만드는 사람, 그걸 잘 파는 사람 등등... 개개인은 한 가지만 잘하면 되고, 전체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골고루 들어오기만 하면 되니까요. 회사 생활을 할 때는 골키퍼는 골만 잘 막으면 되고, 공격수는 골만 잘 넣으면 되고, 수비수는 수비만 잘하면 되는 그런 세상에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.
그런데 회사 밖에 나와서 돈을 벌려니, 저 혼자 그 모든 걸 해내야 되네요. 2021년에도 회사 밖에서 경제활동을 했지만 그때는 호황기라서 돈을 버는 게 어렵지 않았는데, 지금은 진짜 열심히 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것 같습니다.
(4) 전문성이나 인지도가 있다고 돈을 잘 버는 건 아니다.
직무 전문성도 (뻔뻔하게도 돈을 받고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만큼) 열심히 쌓았고, 지난 몇 년 동안 글도 쓰고 강의도 하면서 저를 아는 분이 많아졌습니다. 덕분에 비교적 손쉽게 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, 회사 소속으로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. 그런데 그게 회사 밖에서 돈을 잘 버는 것을 보장하지는 못하더라구요. 회사 밖에서 돈을 버는 건 완전히 다른 영역이니까요.
결국에 중요한 건 '내가 팔 수 있는 것을 시장이 원하는가', 또는 '시장이 원하는 것을 내가 팔 수 있는가'인데... 아직까지는 잘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. 그나마 지금 하고 있는 <시작하는 PM/PO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모든 것> 강의가 수강생을 조금 모으긴 했는데, 이것도 지금까지 구매하신 분들 이상의 많은 수요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.
요약하자면 회사 밖에서 돈 벌기 어렵다는 사실, 저는 회사 밖에서 돈 버는 능력은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. (쓰다 보니 돈 벌기 힘들다고 징징대는 글이 됐네요 허허허...)
앞으로 1년은 어떻게 하면 회사 밖에서 돈을 잘 벌 수 있는지 방법을 찾는 한 해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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